
- 셰익스피어 쪽 이야기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볼 생각이 없다가 친구가 추천해서 같이 보러 갔는데... 결론은 취향 직격!! 극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2시간 짜리면 애초에 긴 편은 아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얼굴이 보였다면 보는 내내 엄마미소로 벙긋벙긋 웃고있는 내가 보였을 것...
- 워낙 유명한 비극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스토리 라인은 이미 숙지한 상태에서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노래도 비트감 있는 신나는 노래가 주여서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1부 노래만 들으면 비극이라는 생각이 별로 안들 정도. 미묘하게 귀에 익은 가락이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1부쪽이 더 취향. 게다가 거기에 맞춰서 군무나 춤이 유쾌하다. 아 주연배우를 가운데에 두고 척척 단체로 걸어나오는 동작이 참 맘에들더라. 음악과 춤은 뮤지컬 시카고 삘이 난다.
- 복장은 사진보고 구리구나(...)했는데 직접보니 괜찮더라. 제복정장 취향이면 만족스러울 듯. 롱코트 휘날리는 남자들은 언제나 간지폭풍!!! 오히려 어설픈 왕실 옷보다 훨씬 낫지.
- 가운데에 무대 3개정도가 붙어서 연결된 원형 무대 돌아가면서 장면 전환이 되는데 꽤 효과적. 씬 지나가는게 빠르고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뒤에 실사 영상 찍은걸 비추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그림자 인형극 같은게 좋지 않았을까... 연출은 모차르트!보다는 더 나앗고 음향은 그럭저럭. 좀 울리고 째지는 감이 있어서 3명 이상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잘 못알아 듣겠다.
- 김수용 햄릿-통칭 용릿 멋있다!! 으아 연기도 목소리도 나이스!! 뭔가 슬퍼하고 분노하지만 방황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는 그저 불안정해진 햄릿이 보는 환영일 뿐이라는 기분도 들긴 하더라. 햄릿의 아버지 유령은 환영인가 아니면 실제인가에 대한 해석은 원작 쪽에서도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서스를 본받아서 가만히 복종하는 척 하고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 해야지 하고 안타까워 했다. 어쨋든 이분 뮤지컬은 처음 보는데 기대 이상. 엘리자벳 루케니도 기대된다. 그리고 두부살이 무엇인지 납득... 1부 마지막에 하는 연극단과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 나로서는 이 뮤지컬은 '뭐라고 서범석씨가 왕님이라고' 하고 보러간 것이 큰데... 간 보람이 있다!! 헉헉헉 으앙 멋있어 막 계단에 걸터 앉아계시는데 장발수염왕관코트 복장에 격침. 그리고 은근 남자 배우들 중 가장 많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신다!! 물론 노래와 목소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난 이거 들으려고 간거라고!!! 그런데 등장은 많은데 미묘하게 음악의 비중이 적다. 솔로 곡이 한곡밖에 없는데 이것도 솔로라고 보기에 좀 애매하다. 물론 합창에는 수없이 등장하시지만 그래도 눈물이 나... 근데 이 왕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지고지순한 캐릭터였나. 왕이 되서 말하는 야심이 한 소절 정도는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 햄릿도 큰 음모를 꾸밀 수 있는 녀석은 아니지만 이분도 연극 한방에 낚이는 등 그런 면에서는 약해보이는 캐릭터. 그래서 더욱 음모를 꾸민 것은 오로지 사랑 때문에 그랬소 하는 느낌이 되버린다. 이게 극의 재해석인지 원작이 이런지는 찾아봐야 알겠다.
- 의외로 왕비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노래도 파워풀. 어떤 면에서 보면 시작에서 끝까지 가장 많이 변화해가는 역이 아닌가 싶은데. 게다가 오필리어보다 비중도 높구먼.... 오필리어와 친구 아가씨도 귀여워서 좋다. 아니 기본적으로 캐스팅 전체가 마음에 든다. 여기 또 하나의 히든카드는 김장섭씨. 이분 무대 장악력이 대단하다!? 폴로니우스 역의 춤추며 노래하는 것은 정말 집중도가 확 올라간다. 그리고 앙코르의 변신도 나이스.
- 그렇게 길지는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앙코르도 열심히 짜서 나온 느낌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곡을 한꺼번에 불러줘서 매우 만족스럽다. 마지막에 용릿이 사라질듯 말든 잔망스럽게 손으로 관객 도발하는 것까지 잘 짜여있다. 이래서 2회차를 찍는거죠 네...
- 그러고보니 과거의 화려한 복식의 시대를 배경으로 현대풍 빠른 노래를 채워넣어 완성한 극이라는면에서 요즘 본 삼총사나 모차르트! 와도 비슷한 계열인 듯. 넵, 이쪽이 취향입니다. 그래서 지금 엘리자벳 1차 티켓전에서 패배해 2차를 노리고 있다. 안그래도 햄릿 보러가니 같은 회사 담당이라 엘리자벳 홍보하던데 참 비싸더라!? 제일 비싼 자리는 D-class인데 이건 덕호구-class 라는게 점점 신빙성 있어지고... 예전에 P 자리를 프리미엄이 아닌 파워풀이라고 읽었던 것이 생각나네. 어쩃든 이러니 저러니 욕을 해도 EMK에서 벗어날수가 없어 으아!
- 이놈의 뮤지컬은 왜 CD를 안파는 거야 핫 차!!!! 하지만 모차르트처럼 주연 노래만 넣으면 그것대로 울거지만....
- 자음 남발을 안하고 감상글을 끝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뿌듯.



덧글
용릿으로 보셨구나~ 은릿하고 느낌이 확실히 다르긴 하더라구요 ㅎㅎㅎㅎㅎ 그래도 햄릿을 보셔서 다행이구만요~ ㅜㅜ 저도 2년만에 봤더니 참 좋드라구요